의과대학 학생들에게 신경해부학 실습을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실습 내용에 부합하는 마땅한 아틀라스가 없다는 점이다. 최근의 의료 경향이 환자 진료에 CT나 MRI 등 단면 영상을 주로 이용하는 추세라서인지 몰라도 시중에 나와 있는 신경해부 아틀라스들도 모두 단면 중심으로 내용이 꾸며져 있어서, 뇌라는 장기를 처음 접하는 학생들이 친하게 접근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한국의 많은 의과대학에서 신경해부학 실습은 뇌의 겉모습을 살피고 난 후 단면을 잘라보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본 실습서는 겉모습을 관찰하고 난 후에 겉에서부터 점차 안으로 파고 들어가면서 뇌의 3차원 구조를 익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단계 별로 실습을 진행시키는 구체적인 지침과 함께 이를 시행해가면서 촬영한 실제 사진들을 곁들여 구성하였다. 또한 뇌의 수평단면과 이마단면 사진을 수록하고 너무 복잡하지 않은 정도로 구조물을 표시해 놓아서 뇌의 단면해부학을 익히는 데도 참고가 될 수 있도록 하였다.

본 실습서의 지침 내용은 서울의대 해부학교실의 故 성기준 교수님께서 1960년대에 만드셨던 『中樞神經解剖指針』에서 비롯되었다. 이후 교실의 많은 후학들이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그 내용을 수정해 오면서 오늘날에 이른 것을 다시 한 번 검토하여 정리한 것이다. 2007년부터 교실의 몇몇 교수들이 신경해부학 실습 진행에 있어서 앞서 말한 바와 같은 점에서 어려움을 통감하고, 우리 실습지침서에 맞는 아틀라스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여 수차례 방학을 틈타 실제로 실습을 진행하면서 계속 사진을 찍어 자료를 모았다. 얻어진 사진들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부심이 들 정도로 훌륭하다고 자부하며, 어떤 사진들은 여타 아틀라스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사진이라고 까지 생각한다.

실습 내용은 7번에 나누어 진행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실제로 실습이 진행되는 상황에 맞춘 것이며, 매번 실습은 약 3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분량이다. 이전에는 4시간 정도 소요되던 실습 시간이 이 아틀라스의 베타버전이 만들어져 활용되고 난 후에는 한 시간정도 앞당겨졌다. 학생들이 실습을 너무 쉽게 진행하여 교육 효과가 오히려 떨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대두될 정도였다. 7번의 실습이 끝난 후에는 남아있는 반쪽짜리 뇌를 연속 이마단면과 수평단면으로 잘라 단면 관찰을 1~2회 시행한다.

실습서의 내용이 7개 단락으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사용하는 대학의 사정에 맞추어 단락별로 선택하여 실습하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뇌줄기의 해부실습은 작은 뇌줄기를 해부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강의 진도와 충돌이 되지 않는다면, 대뇌 부위 해부를 먼저 시행해서 뇌실습을 손에 익힌 후에 진행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 또한 대학의 사정에 맞추어 융통성 있게 운영할 부분이다.

이 책의 출간은 여러 교수들이 합심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실습을 진행해가면서 훌륭한 사진들을 찍어내고, 각 사진에 설명을 붙이는 등 많은 수고를 해 준 교실의 박유현, 김성진, 배윤선, 김선미, 김혜민, 전수경선생 등이 마침 이때 교실에 없었다면 이루어질 수 없었을 일이었다. 이들의 수고에 다시 한 번 치하를 드린다. 또한, 기꺼이 발간을 결정해 주신 고려의학의 최병진 사장님과, 많은 작업에 수고를 해 주신 서상석 과장님 등 고려의학 임직원 여러분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바이다.